[서울=뉴시스]심지혜 기자 = 3G 등 이용자가 줄어드는 구세대 이동통신 종료가 탄소 배출량 감축에 도움이 된다는 분석이 나왔다.
1일 서울에서 열린 세계이동통신사업자연합회(GSMA) 주최 ‘M360 APAC’ 행사의 세부 세션에서는 글로벌 이동통신사의 넷제로(Net Zero) 현황과 방향성에 대한 내용이 공유됐다.
스티븐 무어 GSMA 기후행동 대표는 “구세대 네트워크 종료가 에너지 사용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된다”며 “텔레포니카는 독일에서 2021년에 3G를 종료했는데 이를 통해 연간 60GWh(기가와트시)를 절감했다”며 “이는 (소모하는) 전체 에너지의 8% 해당하는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영국 통신사 BT도 올 초 3G를 종료했는데 연간 17.5GWh를 절감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미국 통신사 AT&T, 버라이즌, T모바일은 2022년에, 일본 KDDI와 소프트뱅크는 각각 2022년과 올해 3G를 종료했다. NTT 도코모는 2026년 3월 종료를 예고했다.
시장분석업체 애널리시스메이슨에 따르면 세대별 이동통신 기지국을 각각 별도로 운영하는 이통사는 2G, 3G와 같은 구세대 기지국을 종료하면 각 사이트당 최대 40% 에너지 사용량을 줄일 수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 SK텔레콤과 KT가 아직 3G 서비스를 하고 있다. 올해 7월 기준 SK텔레콤 약 28만 회선, KT가 약 9만 회선, 알뜰폰 22만 회선 등 총 59만 회선이 운영되고 있다.
이는 전체 이동통신 가입자수의 1% 수준에 그친다. 트래픽 또한 전체 대비 0.002% 수준에 그친다. 3G 평균 속도는 5Mbps로 5G 평균속도(949Mbps) 대비 상당히 느리다.
현재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등 산업혁신 준비에 상당한 전력 소모가 요구되는 만큼, 효율적 전력 사용은 국가적 과제로 여겨진다.
국내 통신3사의 경우 온실가스 배출량은 매년 증가하고 있다. 2020년 331만 tCO2e(이산화탄소상당량톤)이었다면 2022년 365만 tCO2e으로 증가했고 지난해에는 396만 tCO2e에 이를 것으로 추전된다.
이에 SK텔레콤과 KT는 운영 효율이 떨어지는 3G 운영 종료 시점을 앞당기고 싶어 한다. 3G 주파수 이용 기간은 2026년 12월에 만료된다. 정부는 내년 6월 재할당 여부를 발표할 예정이나 최근 주파수 계획을 발표하면서 필요시 이용기간 만료 전 조기 종료 가능성을 시사했다.
구세대 이동통신 서비스 종료 이외에도 휴대폰 재사용을 통해서도 탄소배출량을 줄일 수 있다. GSMA는 이를 위해 통신사업자를 통해 판매하는 휴대폰 회수율을 20%까지 높인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휴대폰의 경우 탄소배출량의 80%가 생산 과정에서 발생하는 만큼 최대한 기존 제품을 재활용 한다는 계획이다. GSMA에 따르면 전세계적으로 사용하지 않는 휴대폰이 50억개가 넘는 것으로 집계됐다.
무어 대표는 “휴대폰에서 5만톤 정도의 코발트를 추출할 수 있는데, 이는 전기자동차에 들어가는 배터리를 1000만개 정도를 만들 수 있는 양”이라고 설명했다.
휴대폰 회수는 소각 대신 재사용하거나 리퍼비시(재정비)폰으로 활용하는 것을 우선한다.
한국의 경우 소비자의 50% 정도가 이통사로부터 단말기를 구매한다. 일본은 68%, 중국은 18% 수준이다. 평균 휴대폰 사용 기간은 한국이 3.2년, 일본이 4년으로 조사됐다. 한국의 경우 또 보유하고 있는 중고폰은 1억대 수준인 것으로 파악됐다.
무어 대표는 “휴대폰을 오래 사용할수록 환경에 긍정적”이라며 “자체 설문조사 결과 한국 소비자의 37%가 차기 휴대폰 구매시 리퍼비시 폰을 구매할 의사가 있다고 답했다”고 말했다.
아울러 무어 대표는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통신사들이 2050년 넷제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2030년까지 탄소배출량을 현재의 50% 수준으로 절감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통신사들이 AI 기업으로 변화하면서 늘어나는 전력량과 관련해 “AI 데이터센터는 최고 수준의 에너지 효율을 실현하는 게 중요하다”며 “재생 에너지를 사용해 에너지 소비와 탄소 배출량을 줄여야 한다”고 제언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siming@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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