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재 “외계인도 나오는데 아시아 배우가 왜…”

이정재 “외계인도 나오는데 아시아 배우가 왜…”

[서울=뉴시스] 손정빈 기자 = “처음엔 한국 배우가 제다이를 연기한다는 것에 의미를 뒀어요. 점차 극에 빠져들기 시작하자 그런 생각보다는 ‘스타워즈’라는 거대한 세계관 안에서 하나의 캐릭터로서 녹아들기 위해 집중하게 되더라고요.”

스타워즈. 보진 않았어도 이름은 들어봤을 것이다. 전 세계에서 가장 유명하고 가장 거대한 팬덤을 가진 SF판타지 영화 시리즈다. 첫 번째 작품인 ‘스티워즈:에피소드4-새로운 희망’이 나온 게 1977년 5월이고, 약 50년 간 영화·TV시리즈·애니메이션을 모두 더해 22편이 나왔다. 디즈니+가 5일 선보인 오리지널 시리즈 ‘애콜라이트’는 23번째 작품. 그리고 이 작품에서 시리즈 최초로 아시아 배우가 제다이를 연기했다. 그 주인공이 바로 배우 이정재(52)다. 제다이는 극 중 평화를 수호하는 집단으로 이정재는 제다이 마스터 솔을 연기했다. ‘스타워즈’ 시리즈를 이끌어 온 게 바로 이 제다이들이었다. 마크 해밀, 리엄 니슨, 이완 맥그리거, 내털리 포트먼, 애덤 드라이버 등이 연기한 캐릭터이기도 하다.

이정재는 이날 서울 용산구에서 열린 ‘애콜라이트’ 기자간담회에서 “한국 배우가 제다이가 됐으니까 더 열심히 해야겠다는 생각으로 참여했다가 점차 작품에 빠져들면서는 캐릭터를 더 잘 표현하는 데 결국 집중하게 됐다”고 말했다. “처음엔 놀라움이 더 컸어요. 그땐 총 8개 에피소드 중에 4개 에피소드 대본만 받은 상태였죠. 그러다가 전체 대본을 다 받아서 읽고 나니 생각이 바뀌더라고요. 마스터 솔이라는 인물과 이 작품이 담은 이야기에 빠진 겁니다. 그때부턴 캐릭터에 몰두했어요.”

아시아 배우가 ‘스타워즈’ 시리즈에서 제다이를 맡은 게 처음인 것뿐만 아니라 모든 대사가 영어인 작품에 이정재가 출연한 것도 이번이 처음이었다. 영국 런던에서 10개월 간 촬영했고, 촬영 전 4개월 간 교사 4명과 함께 매일 영어 대사 연습을 했다. 캐스팅이 되기 전엔 오디션을 보기도 했다. ‘에콜라이트’는 이정재에게 도전이었다. “그 전에도 해외 촬영을 한 적이 있긴 하죠. 길면 3~4개월 정도였던 것 같아요. 10개월 간 해외에 있었던 건 처음이었습니다. 숙식의 불편함 같은 건 차치하고, 작품에 도움이 돼야 했어요. 특히 영어 대사가 중요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영어 대사에 익숙해지는 데 시간을 벌어서 큰 어려움은 없었습니다. 뉘앙스가 맞지 않거나 말의 느낌을 살리지 못하는 부분은 현장에서 촬영을 해나가면서 수정해 갔어요.”

‘애콜라이트’는 전체 ‘스타워즈’ 시리즈 중 시기로 따지면 가장 앞선 시대가 배경이다. 제다이가 살해되는 사건이 잇따라 발생하고 한 때 제다이 파다완이었던 오샤가 용의자로 지목된다. 그러자 오샤의 스승이었던 제다이 마스터 솔이 이 사건을 해결하기 위해 나선다. ‘애콜라이트’는 ‘스타워즈’ 세계관 안에서 펼쳐지는 스릴러물이자 형사물이라고 볼 수 있다. 이정재는 사건 중심에 서게 되는 마스터 솔을 기존의 제다이 마스터보다는 더 인간적인 캐릭터로 그리고자 했다고 설명했다.

“제다이의 정형화된 모습보다는 인간 감성을 더 표현하고 싶었습니다. 다른 제다이보다 감정을 더 드러내려고 했죠. 그게 기존의 제다이와는 차별화 된다고 봤습니다. 레슬리 헤드랜드 감독도 제 생각을 지지해줬고요.” 그는 마스터 솔이 기존 제다이 중엔 리엄 니슨이 연기한 ‘콰이곤 진’과 가장 유사하다고도 했다. “마스터 솔이 콰이곤 진보다 앞선 세대이니까 콰이곤 진이 마스터 솔 같은 인물이라고 해야 하지 않을까요.”

최근 이정재가 제다이를 연기하는 것을 두고 논란이 있었다. 일부 ‘스타워즈’ 팬이 아시아 배우가 제다이를 연기하는 데 반대한다는 식의 인종차별적 발언을 한 것이다. 헤드랜드 감독은 뉴욕타임스와 인터뷰에서 이에 대해 “그런 팬은 진짜 ‘스타워즈’ 팬이 아니다”고 했다. 이정재는 “외계인도 나오는데 아시아배우 정도로”라면서 “크게 신경 쓰지 않는다”고 했다. 그러면서도 그는 제다이에겐 아시아적인 느낌이 있는데, 그건 아마도 마스터 솔에게서 나온 특징일 거라는 해석을 내놓기도 했다. “제다이 복장이나 그들이 하는 무술을 보면 동양적이죠. 그들의 철학도 동양적입니다. 그건 아마도 가장 윗세대 제다이인 마스터 솔에게서 받은 영향이 클 겁니다.”

전 세계적인 팬덤을 거느린 ‘스타워즈’ 시리즈이지만 유독 한국에선 인기가 없다. 전 세계에서 매출액 20억 달러를 넘긴 ‘스타워즈:깨어난 포스'(2015)는 한국에선 327만명이 보는 데 그쳤다. 이정재는 ‘에콜라이트’가 ‘스타워즈’ 시리즈에 가볍게 접근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거라고 했다. “앞뒤 맥락을 몰라도 볼 수 있는 작품입니다. 그래서 저 역시 자유롭게 연기했어요. 아마 ‘스타워즈’를 전혀 몰라도 쉽게 따라오실 수 있을 겁니다.”
◎공감언론 뉴시스 jb@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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