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 김난영 기자 = 미국 언론 워싱턴포스트(WP)의 2024년 대선 후보 무지지 방침과 관련, 사주인 제프 베이조스가 마침내 입을 열었다.
베이조스는 28일(현지시각) WP 오피니언란에 게재한 ‘받아들이기 힘든 진실: 미국 국민은 뉴스 미디어를 신뢰하지 않는다’ 제하 기고문을 통해 올해 대선에서 특정 후보를 지지하지 않기로 한 배경을 설명했다.
베이조스는 이 글에서 “연례 대중 여론조사에서 언론인과 미디어에 대한 신뢰도는 정기적으로 바닥 수준으로 떨어져 왔다”라며 “가끔은 의회보다 간신히 높은 수준에 머물기도 했다”라고 지적했다.
이에 그치지 않고 올해에는 아예 의회보다도 낮은 신뢰도 평가를 받았다는 게 베이조스의 지적이다. 그는 “우리가 하고 있는 일이 확실히 뭔가 제대로 되지 않고 있다는 이야기”라고 짚었다.
그가 문제 삼은 것은 언론의 정확성, 그리고 그에 대한 대중의 인식이다. 그는 “우리(언론)는 정확해야 하고 정확하다는 믿음을 줘야 한다”라고 했다. 그러나 ‘정확하다는 믿음’을 주는 데에 실패했다는 것이다.
베이조스는 “국민 대부분은 언론이 편향적이라고 믿는다”라며 “이런 점을 보지 못하는 사람은 현실에 주의를 기울이지 않는 것이다. 현실과 싸우는 자는 패배하기 마련”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불평은 전략이 아니다. 우리는 신뢰도 향상을 위해 우리가 관리할 수 있는 부분은 관리해야 한다”라며 “대통령 선거에서의 (특정 후보) 지지는 사실상 편향성에 대한 인식을 조성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번 후보 무지지 방침에 어떤 대가도 따르지 않는다는 점도 명확히 했다. “어떤 방식과 수준으로든 어떤 후보나 후보 캠프와도 이번 결정과 관련해 협의가 이뤄지거나 정보가 오가지 않았다”라는 것이다.
자신이 소유한 블루 오리진의 최고경영자 데이브 림프가 이번 결정 발표 전 공화당 도널드 트럼프 후보를 만나기는 했지만, 이 역시 이번 결정과는 전혀 관계가 없다는 게 베이조스의 주장이다.
결정 이후 내부 반발을 두고는 “갈등의 측면에서 나는 이상적인 사주는 아니다”라고 시인했다. 그러면서도 그는 “WP에는 많은 훌륭한 기자들이 일하고 있다”라며 “그들은 신뢰를 받을 자격이 있다”라고 했다.
앞서 WP 발행인인 윌리엄 루이스는 지난 25일 비당파적 뉴스 제공 및 독립적인 언론 활동 필요성을 근거로 이번 대선에서 특정 후보를 지지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WP의 후보 무지지는 36년 만이라고 한다.
이후 사주인 베이조스가 내부의 지지 방침을 철회시켰다는 보도가 나왔으며, 일부 직원이 사임하고 이번 결정을 반발하는 칼럼니스트의 실명 단체 칼럼이 게재되는 등 내부 반발도 거세게 일었다.
WP는 2020년 대선에서는 민주당 조 바이든 후보를 지지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imzero@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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