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병은 죽지 않는다”…34년째 현역 허블, 10년 더 버틸까[사이언스 PICK]

“노병은 죽지 않는다”…34년째 현역 허블, 10년 더 버틸까[사이언스 PICK]

[서울=뉴시스]윤현성 기자 = 지난 1990년부터 수많은 우주사진을 촬영해 낸 허블 우주망원경이 비상 가동 모드에 들어간다. 우주 공간 내에서 위치 측정을 해주는 항법장치 ‘자이로스코프’가 단 2개만 남게 되면서 그 중 하나를 예비용으로 남기고 하나의 장치만으로 운용하게 된다.

미 항공우주국(NASA)은 비상 가동으로 인해 허블의 성능이 다소 떨어지겠지만, 최소 수년 이상 수명을 더 끌어올릴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8일 NASA 등에 따르면 허블 망원경에 장착된 항법장치 자이로스코프 6개 중 4개가 고장나면서 현재 운용할 수 있는 자이로스코프는 단 2개만 남은 상황이다. 이들 장치가 모두 고장날 경우에는 사실상 허블의 운용이 불가능해진다.

자이로스코프는 분당 1만9200회 이상 회전하는 바퀴의 운동을 통해 물체의 자세나 위치 등을 정확하게 잡을 수 있도록 해주는 장치다. 우주공간 내에서도 매우 정확한 위치 파악을 가능하게 해주지만 그만큼 민감하고 세밀한 관리가 필요한 장치다.

실제로 허블이 운용되는 34년 동안 자이로스코프가 수차례 고장나면서 NASA가 직접 우주공간에서 허블을 수리하는 임무를 통해 부품을 여러 차례 교체하기도 했다. 현재까지 교체된 자이로스코프만 총 22대에 달한다.

하지만 허블을 수리하는 임무는 지난 2009년 아틀란티스 임무를 마지막으로 15년째 수행되지 않고 있다. 그러다 보니 자이로스코프의 노후화, 고장을 대처할 수 없게 된 셈이다.

NASA는 허블에 장착된 자이로스코프 중 1대를 예비 상태로 유지하고 사실상 1대의 자이로스코프만으로 허블을 운용하면 생산성이 12% 이상 감소할 것으로 보고 있다.

자이로스코프의 성능이 낮아지면서 비교적 덜 정확한 추적기나 센서들을 활용해 위치를 파악해야 하고, 천체 관측 과정에서도 허블의 자세를 조정하고 목표물을 고정하는 등의 과정도 더 오래 걸릴 수밖에 없다. 자이로스코프가 1대 밖에 없으면 소행성처럼 빠르게 움직이는 천체를 추적하거나, 초신성과 같이 일시적으로 먼 곳에서 나타나는 현상을 발견하기 위해 허블 기체를 돌리는 것도 더 어려워진다.

또 자이로스코프 1대 만으로 운용되는 상태는 허블이 언제든지 수월하게 관측할 수 있는 우주의 영역을 82%에서 40% 수준으로 줄이게 된다. 이로 인해 금성이나 달을 관찰할 수 없게 되고, 혜성이 태양 근처로 이동할 경우에도 안정적으로 발견하기 어려울 가능성이 크다. 외계행성 조사, 외계 대기 식별을 위한 스펙트럼 측정 능력 등도 떨어질 수밖에 없다.

이처럼 많은 문제가 발생함에도 NASA가 비상 계획을 발동한 것은 자이로스코프의 성능이 떨어지더라도 최대한 수명을 연장하는 것이 가성비가 크다는 판단 때문이다.

NASA는 자이로스코프 1대를 예비 상태로 돌리면서 허블이 최소 수년 이상 더 임무를 수행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패트릭 크라우스 NASA 고다드 우주비행센터 프로젝트 매니저는 “우리는 허블이 (수명의) 마지막 단계에 있다고 보지 않는다”며 “NASA 연구원들은 허블이 2035년까지 최소 1개 이상의 기능적 자이로스코프를 유지할 가능성이 70% 이상이라고 평가했다”고 전했다.

한편 NASA는 스페이스X와 함께 허블 망원경의 수명을 연장하는 계획을 검토하고 있다. 스페이스X의 유인우주선 ‘크루 드래곤’을 타고 직접 우주비행사들이 허블에 찾아가 추진용 부스터를 장착하고, 허블을 기존의 임무 궤도로 돌려놓는 다는 계획이다. 다만 해당 계획에 자이로스코프를 비롯한 노후화 장비·부품 교체 등은 포함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공감언론 뉴시스 hsyhs@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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