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박광온 기자 = 이시바 시게루(67) 일본 집권 자민당 총재가 102대 총리로 공식 선출됐다.
이시바 신임 총리가 이끌어 갈 새 내각엔 그의 측근 및 무파벌 인사가 대거 기용됐다. 특히 방위상(국방장관에 해당) 출신 의원들도 대거 인선돼 향후 ‘안보 매파’적인 내각이 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이시바, 임시국회서 102대 총리로 공식 선출
1일 NHK 등에 따르면, 이시바 신임 총리는 이날 중의원(하원)과 참의원(상원) 본회의에서 열리는 총리 선출 투표에서 각각 과반 표를 얻어 102대 총리로 공식 확정됐다.
이시바 신임 총리는 이시이 게이이치(石井啓一) 공명당 대표와 회담 후 새 내각의 각료 명단을 발표할 전망이다.
이후 일왕 거처인 고쿄(皇居)에서 나루히토(德仁) 일왕으로부터 임명받는 친임(親任)식, 각료 인증식을 거쳐 자민·연립여당 공명당의 이시바 내각이 출범할 예정이다.
다만 이시바 신임 총리가 총재로 있는 자민당과 공명당 연립 여당은 중·참의원에서 모두 과반을 차지하고 있는 터라, 이번 투표에 앞서 정부 첫 각료 진용을 사실상 확정했다.
◆이시바 측근 및 무파벌 인사 대거 인선
농림수산상, 지방창생담당상, 방위상을 역임했던 이시바 신임 총리는 새 내각을 크게 그의 측근과 무파벌 인사로 구성했다.
당직 인사로는 당 부총재에 무파벌인 스가 요시히데 전 총리를 올렸고, 당 최고 간부인 당 3역(간사장·총무회장·정무조사회장)으로는 간사장에 모리야마 히로시 총무회장을 기용했다. 모리야마 간사장은 사실상 당 2인자 실세로 등극했다.
총무회장에 아소파의 스즈키 슌이치 재무상, 정무조사회장에 구 기시다파의 오노데라 이쓰노리 전 방위상이 발탁됐다.
다카이치 사나에 경제안보상을 지지했던 아소 다로 부총재를 당의 최고 고문으로 추대하고, 총재 선거 경쟁자였던 무(無)파벌 고이즈미 신지로 전 환경상에게는 당 선거대책위원장직을 맡겼다.
각료 인사에서는 재무상에 가토 가쓰노부 전 관방장관, 방위상에 나카타니 겐 전 방위상, 외무상에 이와야 다케시 전 방위상을 앉혔다.
구 기시다파의 하야시 요시마사 관방장관과 연립정당인 공명당의 사이토 데쓰오 국토교통상은 연임된다.
경제재생담당상인 아카자와 료세이 재무 부대신, 디지털상인 다이라 마사아키 전 내각부 부대신은 구 이시바파로 오랫동안 이시바를 지지해 온 측근들이다.
◆방위상 출신 인사들 대거 기용…안보 매파적 내각
특히 방위상 경험이 있는 이들이 이번 각료에 대거 기용됐다. 이에 따라 안보적으로 강경한 내각이 출범할 것이란 예상이 나온다.
특히 외무상으로 임명된 이야와 다케시 전 방위상은 2018년 한일 초계기 갈등 당시 방위상을 역임했던 인물이다.
당시 사태를 조기에 수습하고 한국과 미래 지향적 관계를 유지하는 자세를 보인다며 자민당 내 비판을 받기도 했다. 이시바 신임 총리처럼 한일 관계를 중요시하고 있다.
아울러 나카타니 겐 전 방위상이 다시 방위상으로 재등판했고, 오노데라 이쓰노리 전 방위상도 당 3역인 정무조사회장에 이름을 올렸다.
일각에서는 이시바 신임 총리가 안보 정책에 강한 드라이브를 걸기 위한 의도로 보는 시각도 있다.
이시바 신임 총리는 총재 선거에서 아시아판 나토(NATO·북대서양 조약 기구)’ 창설이나 미일지위협정 개정 등을 중점적으로 호소해 왔다.
그는 나토 가입국에 대한 공격을 전 회원국에 대한 공격으로 간주하는 나토처럼 아시아에도 집단방위조직이 필요하다고도 보고 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략은 우크라이나가 나토에 가입하지 않았기 때문이라는 시각에서다.
이에 따라 이시바 신임 총리는 방위상을 역임한 ‘안보통’으로, 영토 및 안보 문제에 대해선 ‘매파’라는 평가를 받는다.
◆각료 미경험 의원 역대 최다…무파벌 인사도 절반 이상
이번 내각엔 과거 각료를 지낸 경험이 없는 인물이 역대 최다인 13명에 이른다. 또 자신을 포함해 내정된 각료 20명 중 절반 이상인 12명이 무파벌 인사다.
특히 지난해 말 터진 ‘비자금 스캔들’ 및 ‘통일교 밀착 의혹’ 등과 연루된 인물이 많은 아베파 출신 의원들은 이번 내각 인선에 오르지 못했다.
이는 정치자금 문제를 안고 있던 과거 자민당의 이미지를 탈피하려는 시도로 풀이된다. 다만 아베파 인물이 한 명도 없어 갈등의 불씨 또는 리스크도 안고 있다는 것이 대체적인 분석이다.
또 여성 각료는 2명으로, 전임 기시다 후미오 내각 때(5명)보다 큰 폭으로 줄었다.
◆이시바, 이달 중의원 해산…”신정권, 빨리 국민 심판 받아야”
한편 이시바 신임 총리는 지난달 30일 기자회견에서 “신(新)정권은 가능한 한 조기에 국민 심판을 받는 것이 중요하다”며 중의원 해산을 10월9일 진행한다는 방침을 밝힌 바 있다.
아울러 이날 오전에는 당 본부에서 기자단에게 “국민을 정면에서 마주 보고 성심성의껏 말하고 이해를 받을 것”이라며 “도망치지 않는 내각, 실행하는 내각이 되겠다”고 말했다.
이시바 신임 총리는 오는 15일에 중의원 선거 일정을 알리는 고시를 하고 27일에 투·개표를 실시한다.
기시다 후미오 전 총리의 자민당 총재 임기 만료에 따라 기시다 내각은 이날 오전 총사직했다. 기시다 전 총리 재임 일수는 1094일다.
◎공감언론 뉴시스 lighton@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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